『악의 꽃』의 첫 시이자 사실상 서문 역할을 하는 「독자에게(Au lecteur).
이 작품은 시집의 맨 앞에 놓여 있으며 마지막의 “위선적인 독자여, 나의 닮은 자여, 나의 형제여!”라는 구절로 특히 유명합니다. (위키문헌)
샤를 보들레르 — 「독자에게」
Au lecteur
원문
La sottise, l’erreur, le péché, la lésine
Occupent nos esprits et travaillent nos corps,
Et nous alimentons nos aimables remords,
Comme les mendiants nourrissent leur vermine.Nos péchés sont têtus, nos repentirs sont lâches ;
Nous nous faisons payer grassement nos aveux,
Et nous rentrons gaiement dans le chemin bourbeux,
Croyant par de vils pleurs laver toutes nos taches.Sur l’oreiller du mal c’est Satan Trismégiste
Qui berce longuement notre esprit enchanté,
Et le riche métal de notre volonté
Est tout vaporisé par ce savant chimiste.C’est le Diable qui tient les fils qui nous remuent !
Aux objets répugnants nous trouvons des appas ;
Chaque jour vers l’Enfer nous descendons d’un pas,
Sans horreur, à travers des ténèbres qui puent.Ainsi qu’un débauché pauvre qui baise et mange
Le sein martyrisé d’une antique catin,
Nous volons au passage un plaisir clandestin
Que nous pressons bien fort comme une vieille orange.Serré, fourmillant, comme un million d’helminthes,
Dans nos cerveaux ribote un peuple de Démons,
Et, quand nous respirons, la Mort dans nos poumons
Descend, fleuve invisible, avec de sourdes plaintes.Si le viol, le poison, le poignard, l’incendie,
N’ont pas encor brodé de leurs plaisants dessins
Le canevas banal de nos piteux destins,
C’est que notre âme, hélas ! n’est pas assez hardie.Mais parmi les chacals, les panthères, les lices,
Les singes, les scorpions, les vautours, les serpents,
Les monstres glapissants, hurlants, grognants, rampants,
Dans la ménagerie infâme de nos vices,Il en est un plus laid, plus méchant, plus immonde !
Quoiqu’il ne pousse ni grands gestes ni grands cris,
Il ferait volontiers de la terre un débris
Et dans un bâillement avalerait le monde ;C’est l’Ennui ! — l’œil chargé d’un pleur involontaire,
Il rêve d’échafauds en fumant son houka.
Tu le connais, lecteur, ce monstre délicat,
— Hypocrite lecteur, — mon semblable, — mon frère !
1861년판의 원문을 기준으로 옮겼습니다. 판본에 따라 몇몇 단어와 구두점에 작은 차이가 있습니다. (위키문헌)
한국어 번역
독자에게
어리석음과 오류와 죄와 인색함은
우리의 정신을 차지하고 우리의 육체를 괴롭히며,
우리는 사랑스러운 후회를 먹여 살립니다.
거지들이 자신의 기생충을 먹여 살리듯이.
우리의 죄는 완고하고, 우리의 회개는 나약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고백에 후한 대가를 요구하고,
천한 눈물로 우리의 모든 얼룩을 씻었다고 믿으며
다시 진흙투성이 길로 즐겁게 돌아갑니다.
악의 베개 위에서 우리를 오래도록 흔들어 재우는 것은
바로 삼중의 사탄입니다.
그리고 우리 의지라는 귀중한 금속은
이 노련한 화학자에 의해 모조리 증발해 버립니다.
우리를 움직이는 실을 쥐고 있는 것은 악마입니다!
우리는 혐오스러운 것들에서 매력을 발견하고,
날마다 한 걸음씩 지옥을 향해 내려갑니다.
악취 나는 어둠을 지나면서도 아무런 공포 없이.
가난한 방탕자가
늙고 상처 입은 창녀의 가슴에 입 맞추고 그것을 먹듯이,
우리는 지나가는 길에서 은밀한 쾌락 하나를 훔쳐
늙은 오렌지를 힘껏 짜듯 그것을 꼭 움켜쥡니다.
우리의 병든 머릿속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기생충처럼 악마의 무리가
꿈틀거리고 노래하며 잔치를 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죽음은 보이지 않는 강물처럼
낮고 무거운 신음을 내며 우리의 폐 속으로 흘러내립니다.
강간과 독약과 단검과 화재가
아직 우리의 가련한 운명의 평범한 캔버스 위에
그들의 기묘한 무늬를 수놓지 않은 것은
아아, 우리의 영혼이 아직 충분히 대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칼과 표범과 암사자,
원숭이와 전갈과 독수리와 뱀,
찍찍 울고, 울부짖고, 으르렁대며, 기어 다니는 괴물들,
우리 악덕이라는 이 추악한 동물원 속에는
그들보다 더 추하고, 더 사악하고, 더 역겨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큰 몸짓도 하지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지만,
그것은 기꺼이 세상을 폐허로 만들고
하품 한 번으로 세계를 삼켜버릴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권태(Ennui)입니다!
무의식적으로 흘러내리는 눈물 하나를 눈에 머금은 채,
물담배를 피우면서 교수대의 꿈을 꿉니다.
당신도 알고 있지요, 독자여, 이 섬세한 괴물을.
— 위선적인 독자여,
— 나의 닮은 자여,
— 나의 형제여!
이 시가 중요한 이유는 『악의 꽃』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마지막 네 단어에 있기 때문입니다.
“mon semblable, mon frère” — “나의 닮은 자, 나의 형제”
보들레르는 독자를 도덕적으로 심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독자 역시 자신과 똑같이 욕망하고, 죄를 짓고, 권태에 빠지는 존재라고 폭로합니다.
특히 여기서 Ennui(권태)는 단순히 “심심함” 정도가 아닙니다. 보들레르에게 권태는 삶 자체에 대한 무감각, 욕망의 고갈, 악을 알면서도 반복하게 만드는 정신적 공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는 시집 전체를 시작하면서 독자에게 사실상 이렇게 묻는 셈입니다.
“당신은 나와 정말 다른 사람인가?”
그리고 마지막에 그 질문의 답을 “아니오. 당신도 나와 같다.”라고 뒤집어버립니다.
참고로 『악의 꽃』에는 「알바트로스」 외에도 「상응(Correspondances)」, 「인간과 바다(L’Homme et la mer)」, 「가을의 노래(Chant d’automne)」, 「지나가는 여인에게(A une passante)」, 「백조(Le Cygne)」, 「여행(Le Voyage)」 같은 대표작들이 들어 있습니다. 1868년판 목차에서도 「알바트로스」와 「상응」 등이 『Spleen et Idéal』의 초반부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키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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